투우조각/ 조각투우 [마지막]
*죽음 묘사 있음! *파1과 스포주의! 생각해보면 우리 아버지란 작자는 무슨짓을 하고 살았길래 킬러에게 죽임을 당했을까. 어느 영화에서 본 것 처럼 자연사를 하려면 착하게 살았어야 했나. 그리고 내 아버지를 죽이고 사라지는 당신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했을까. 번거로운 애새끼의 요구를 아무말 없이 들어주던 사람. 언젠가는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그 날이 있던 후로는 그대로 사라져버려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한번은 만져보리라 생각했는데. ..죽을 때 쯤 되서야 눈에 보이는 머리카락이다. 오래도록 잊고 살았는데. 할머니. 할머니는 나 기억해? 나 가끔씩은 생각해줬어? 나는 계속 할머니만 생각했는데. 할머니 보고 싶어서 계속 계속 찾아다니고 그랬는데. 할머니가 일하는 모습 보고 싶어서 방해되는 사람들도 죽였는데. 한번쯤은 잘했다고, 기특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내 눈 앞에서 사라져버린, 내가 그토록 잊을 수 없던. 그 사람. 근데 가끔 그 사람은 나보다 다른 걸 더 생각하고 있었다. 그 늙어버린 세월 속에서 자신은 정말 없었나. 한 조각도. 나는 당신의 손톱에 긁혀 사라지지도 않는 흉터를 갖고 살고 있는데. 당신도 나처럼 누구를 그리워 해? 그게 나랑 비슷한 또래의 그 박사라는 사람이야? 아니면 나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그런 사람이야? 그 사람을 사랑해? 가끔 무신경한 눈에 자신이 담겼으면 했다. 누굴 그리워하는 진 모르겠지만 가끔 죽어버릴 것 같은 눈에 자신이라도 담기면 분노라도 담겼으니까. 죽이고 싶었지만 이왕이면 자신의 눈에 계속 머물러 있었으면 했다. 이게 애정인지 집착인지 모르겠지만. 입술을 달싹거리며 중얼거렸다.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몰라도 내가 그토록 원하던 사람 손에 죽는 것도 나쁘진 않지. 이미 죽어버린 상대처럼 같은 상대에게 죽는다니 아, 뭔가 멋지잖아? 미쳐버린 감상을 하며 투우는 비식 웃음을 흘리다 눈에서 점점 초점을 잃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끝이라고 생각할 때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그토록...